美·유럽 보건당국, 마스크 착용 권장 안하지만…

입력 2020-03-01 17:57   수정 2020-03-02 01:35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의 차이나타운. 런던 최고 번화가 인근이어서 현지인도 자주 찾는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도 이곳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간혹 있어도 열에 아홉은 동양인이었다. 코로나19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위생관념이 없거나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무관심한 것으로 인식돼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과 정반대다.

이처럼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동양과 서양이 180도 다른 것은 왜일까. 사회문화적으로 서양에선 마스크는 환자만 끼는 것이며 외모를 해친다고 보는 견해가 강하다. 또 테러리스트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복면을 많이 하는 게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미국과 유럽의 감염 상황이 중국 한국 일본 등에 비해 덜한 측면도 있다.

여기에 동양과 서양 보건당국의 권고가 딴판이란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보건당국은 적극 권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은 정상인이 호흡기 관련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마스크가 어느 정도 기능을 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마스크는 환자의 감염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데 마스크가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도 “마스크는 병원에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알려진 효과에 관한 증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마스크는 병원 의료진과 기침·발열·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 및 해당 가족에게 권장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공식 홈페이지의 질의응답 코너를 통해 “건강하다는 점을 전제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해놨다. WHO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개인 수칙 10가지를 발표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손 씻기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할지라도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과 코, 눈 부위를 더 자주 만지면 오히려 바이러스가 침입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돼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 현지인도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의료진은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감염자로부터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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